book story/초등추천도서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달콤한카페라떼 2021. 12. 7. 13:46

아이들과 함께 책을 많이 읽다보니 비룡소 출판사의 책을 많이 읽게 되고 또 최은옥 작가님의 책도 많이 접하게 되더라구요.
최은옥 작가님은 어쩜 그렇게 다양한 소재를 참신한 방법으로 표현하시는지 책을 읽을 때마다 감탄할 따름입니다.

이번에 읽은 책  또한 감동과 교훈과 재미를 모두 주는 그런 책이었어요.

제목은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입니다.
표지 그림이 의미하는 바가 참 크다고 생각해요.
세 아이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고 가만히 보시면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어쩌다가 칠판에 손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칠판에 손이 붙었는데도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는 얼굴이 아닌 뭔가 사이가 안좋은 얼굴 표정을 하고 있죠.

기웅이, 동훈이, 민수는 성이 모두 '박'씨이고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세 박자로 불립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지 세 아이는 서로 말도 하지 않고 눈치만 보죠. 찬바람이 쌩쌩 불 정도입니다. 읽는 독자는 궁금증을 가지고 책에 몰입해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게 됩니다.
아침 청소 담당이던 세 아이가 급한 마음에 칠판을 손으로 닦게 되고 그 순간 세 아이의 손이 칠판에 붙어버립니다.

 


세 아이의 손을 떼어보려 여러가지로 노력하지만 손이 떼어지지 않죠.
구급대원도 출동하고 칠판을 납품했던 사장님, 건설회사 대표 등등 붙은 손을 떼려 여러 어른들이 출동하지만 쉽게 손이 떼어지지 않습니다.
세 아이의 부모님도 오시지만 싸움만 날뿐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때 반 친구들의 기발한 생각이 돋보입니다.
물론 붙은 손을 떼긴 역부족이지만 아이들의 순수성과 따뜻한 마음이 엿보이는 부분이었어요.


너무 귀엽지 않나요.
참기름을 가져오기도 하고 각종 세제에 비누거품에..
아이들다운 생각이죠.
어른들처럼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며 싸우기보단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아이들은 결국 보건당국의 보호대상을 받게 되고 아이들만 교실에 남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오해를 풀게 됩니다. 그리고 누구나 예측할 수 있듯 손이 떨어지죠. 결말은 어쩌면 처음 부분에서 예측이 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친했던 세 아이가 어느순간 냉랭한 관계가 되었고 이유를 밝히지 않았거든요. 이것이 결말의 복선이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뻔한 결말을 만들지않고 그 과정 가운데 재미있는 이야기의 요소를 넣어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훈까지 만들어내는 작가의 역량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지하철에서 모두 약속한듯 핸드폰을 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너무나 익숙했지만 갑자기 새롭게 느껴진 그 모습에서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딸과의 관계에서 벽을 세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하죠.

세박자의 아이들의 손이 칠판에 붙지않았더라면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오해를 풀 수 있었을까요. 타인에 대한 미움을 가지기 전에 내 행동을 먼저 돌아보고 서로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우선은 아닐까요...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바라본 점이 좋았습니다.

아직 예비 초등학생인 둘째 딸아이는  글밥이 많다며 중간에 포기하더라구요. 내년에 다시 같이 읽어봐야겠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정도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