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정말 유쾌한 책을 봤어요.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책만 보다가 이렇게 기발하고 유쾌한 책을 보니 기분이 좋네요.
도둑왕, 김학구를 잡아라!
이승민 글
손지희 그림
풀빛

아이들 책이라 정말 도둑이 나오고 아이들을 납치하는 내용이 나올줄 몰랐어요.
그런데 그 내용을 참신하고 기발하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는 동규와 아파트 3층 높이까지 뛸 수 있는 지유입니다.
이상하고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죠. 그래서 사실 전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규의 스케이드보드가 없어지고 그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스토리가 펼쳐집니다.
여러가지 모티프가 섞여있는 것도 참신합니다.
선녀와 나뭇꾼이야기, 개구리변신 모티프가 섞여있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기발함과 그 기발함을 적절하게 이야기 속으로 녹여내고 있습니다.

재기 발랄한 이야기꾼 이승민 작가의 판타지 모험 동화
도둑왕 김학구는 15년간 경찰이 잡지못한 배테랑 도둑입니다.
이 도둑의 특이점은 매주 화, 목요일 딱 두번만 도둑질을 하고 귀중한 물건은 하도 많이 훔쳐봐서 관심이 없고 기념품이 될만한 걸 슬쩍 훔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꼭 도둑질을 하면 일기를 쓰고 그 물건들을 하나도 정리를 못해 먼지가 쌓였다는 점!
지유와 동규를 납치해서 청소를 시키는 점도 꽤 인상깊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둘째 하양은 요즘 책을 읽을 때 이 이야기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헷갈려했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읽고나더니 지어낸 이야기임을 단번에 알더라구요.
선녀가 나오고 도깨비도 나오고 투명초를 먹어 온 몸이 투명해지기도 하거든요.
초등학생 3학년인 준군도 예비 초등학생 하양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학습만화에만 빠져있던 준군이 줄거리 술술 얘기하며 즐겁게 읽은 책이라 학습만화만 좋아하는 아이들도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