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story/책서평 6

청소년추천도서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서평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저자 이꽃님/ 출판 문학동네 ‘어쩌면 우린 너무 많은 기적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사는 지도 모르겠어.’ 하루하루 바쁜 일상 속에서 이 책을 우연히 만난 것도 어쩌면 나에게 기적과 같은 일일지도 모르겠다. 다람쥐 챗바퀴 돌 듯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의 반복에 지쳐 여유를 찾고 싶다고 생각할 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편지 형식으로 글 전체를 이끌어가는 것이 신기했고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이어진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있었을 때 나는 울고 있었다. 이 책에는 두 명의 은유가 등장한다. 1982년을 살아가는 은유와 2016년을 살고 있는 은유가 느리게 가는 편지를 통해 편지를 서로 주고받게 된다. 몇 해 전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덕택에 이 모티브가 ..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도서관에 아이책을 빌리기 위해 들렸다가 익숙한 제목의 책이 신간코너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20살 풋내기 대학생이었을 때 읽었던 책. '여전히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책이구나. ' 다시금 읽고 싶어져서 책을 빌려왔다. 그리고 양귀자 작가님의 문필력에 감탄하며 단숨에 읽어버렸다. 한 젊은 여자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남자 배우를 납치한 이야기라는 것으로 이 책의 내용을 모두 설명할 수 있을까. 강민주와 황남기. 그리고 백승하. 물질적인 것을 부족함 없이 가진 강민주. 어릴 적 아버지에 대한 기억때문인지 남성에 대한 꽤 불편한 시각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온 여성이다. 평생이라고 해봤자 20대 후반의 나이. 꽤나 이성적이고 지적인 여성이다. 조폭 출신이지만 강민주에게 맹목적으로 현신하고 사랑하는 황남기...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소설로 그린 자화상- 성년의 나날들 박완서 장편소설 웅진닷컴 내가 살아낸 세월은 물론 흔하디흔한 개인사에 속할터이나, 펼쳐 보면 무지막지하게 직조되어 들어온 시대의 씨줄 때문에 내가 원하는 무늬를 짤 수가 없었다 그 부분은 개인사인 동시에 동시대를 산 누구나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고, 현재의 잘사는 세상의 기초가 묻힌 부분이기도 하여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펼쳐보인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박완서의 자전 소설 중 2부에 속하는 작품이 이다. 1부인 를 먼저 읽고 그 후 이야기가 궁금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다. 자기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자신의 모습 그리고 가족과 주변의 모습까지 상세하게 나타내고 있다. 특히나 그 배경이 6.25전쟁이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내가 여성 작가를 좋아하는 것은 부드럽고 쉽게 읽히는 문체때문인 것 같다. 남성의 무뚝뚝하고 강렬한 문체보다는 여성의 부드럽고 유한 문체를 선호하는내 취향탓인 것 같기도 하다. 박완서, 박경리, 공지영... 작가는 내 선망의 대상이었고 20대 초반의 꽃다운 나이를 도서관에 머무르게 했던 것도 바로 그녀들 때문이었다. 시간이 꽤 지나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훑어보던 중 당연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그녀들의 책이었다. 내 기억력의 한계인건지 원래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여서 그런지 책 제목은 기억이 났는데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블로그 개설 목적도 사실은 나의 일상을 기록해놓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내가 읽은 책을 이제는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잊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것이 더 두려운 까닭이었다. 그래서 ..

봉순이 언니

공지영 장편소설 봉순이 언니 푸른숲 십여년전 대학생 때 도서관에서 이책을 보았다. 그리고 나서 십여년이 흘렀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다가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20살 남짓 푸릇푸릇했던 때 내가 그러해듯 단숨에 책을 읽었다. 나는 공지영 작가를 좋아한다. 시대적인 것에 관한 것은 배제하고 그녀의 소설이 좋다. 따뜻하기도 하고 섬세하기도 한 그녀의 문체와 글이 좋다. 그래서 한 때 '그녀의 소설을 모두 섭렵하리라'라고 마음 먹고 한 달동안 그녀의 소설만 본 적도 있었다. 봉순이 언니는 글만으로도 그 장면 하나하나 그리고 봉순이 언니 얼굴까지 모두 상상이 되는 소설이다. 생각해보면 어려운 시대에 절망하기는 얼마나 쉬운가. 허망해져 버리기는 또 얼마나 쉬운가. 한때는 나도 허무의 뭉게구름 엷게 흩뜨리며..

2019년 덕혜옹주를 만나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권비영 장편소설 다산책방 요즘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자주 간다. 도서관에 들어서는 순간 가슴이 떨리기 시작한다. 이렇게나 책을 좋아하는 나인데 그동안 왜 잊고 살았는지 모를 일이다. 아이 키우는 데 그저 열심이었을까. 그동안 정말 나를 잊고 살았던 것 같다. 나 대신 우리아이들의 엄마로 그렇게 살았다. 그러다가 아이가 조금 크고 여유가 생기니 이제야 나를 돌아보는 것 같다. 그리고 정말 내가 좋아했던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간 날때마다 책을 읽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 읽을 만한 분야를 정해서 읽기보다는 도서관에서 눈에 들어오는 책을 읽는 식으로 내 안에 감춰진 욕구를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도서관에서 눈에 들어온 책은 덕혜옹주였다. 왜 눈에 ..